시작된 문재인-이재명 이간질과 안희정의 경거망동

오늘 일제히 "이재명의 반(反) 문재인 연대"에 대한 뉴스가 쏟아져 나왔다. 박근혜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마자 야권 이간질 프로젝트가 발빠르게 가동되기 시작했다. 역시 한국의 기자들은 "기레기"라고 부르기도 과분한 작자들이다.

아니나다를까, 기사의 댓글들을 보면 수상해 보이는 사람들과 열성 문재인 지지자들로 보이는 사람들의 이재명 비난 댓글이 우수수 올라왔다.

댓가를 받고 여론 공작을 하든, 아니면 새누리당 지지자가 야권 지지자 코스프레를 하는 경우든, 소위 이런 '알바'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의 등장은 뻔한 것이고, 단순하게 문재인 열성 지지자들의 단세포적인 반응도 어느정도 예상은 하던 바이다.

문제는 '안희정'이다.

야권에서는 안희정을 상당히 좋게 이야기 하곤 하지만, 솔직히 필자는 안희정에 대해서는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에 대해서는 아직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필자가 말하는 검증은 크게 3가지 이다.

1. 도덕성 검증
2. 비전과 정책, 철학에 대한 검증
3. 능력 검증

야권에서 크게 지지받는 인물 치고 1번에서 크게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를테면 불법적인 병역기피나 부패범죄로 유죄선고를 받았다거나 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사실은 이게 당연한 것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보수층의 지지를 받는 인간은 보통 인간 쓰레기 수준인 경우가 일반적이라 야권은 반사적으로 도덕성에 대한 비중이 지나치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안희정도 지방에서 지자체장을 맡고 있는 사람이라, 큰 업적이 있거나 큰 사고를 치지 않으면 언론에서 소외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오늘 안희정이 처음으로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소위 민주당의 '잠룡' 중에서, 처음으로 특정 후보를 비난하고 나서는 한심한 작태를 보인 것이다.

오늘 나온 뉴스 제목들이다.

안희정, 이재명의 반(反) 문재인 연대 제안 거부
- 뉴시스


안희정, 이재명의 반(反) 문재인 연대 제안 거부!
- 한국인터넷언론인협동조합


반문세력 만들자고? 안희정, 이재명에 '발끈'
- 미디어오늘


이재명 "박원순·안희정·김부겸과 머슴팀 만들겠다"..安 "합종연횡은 구태정치"
- 아시아경제

벌써 합종연횡?..이재명 "팀플레이"에 안희정 "구태" 반박
- 연합뉴스


안희정 “이재명 ‘팀플레이 발언’ 유감”
- 충청매일


안희정 "대통령 후보, 제가 제일 적격이라 생각. 대한민국 미래위해 경쟁하자"
- 영남일보

이 외에도 많지만 대충 몇 개만 올렸다.

말했다시피, 한국의 기자란 작자들은 도대체가 믿을 수가 없는 족속들이기 때문에 안희정의 정확한 워딩이 필요했다. 안희정의 SNS 계정에 올라온 내용을 찾아 그대로 올려본다.

이재명 시장님-유감입니다

정치는 대의명분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정치는 “밑지고 남고”를 따져서
이리 대보고 저리 재보는
상업적 거래와는 다른 것 입니다

안희정 박원순 김부겸 이재명이
한 우산,한 팀이 되려면
그에 걸맞는 대의와 명분을 우선 말해야 합니다

대의와 명분이
바로 국민을 주인으로 모시는 정치입니다

대의도 명분도 없는 합종 연횡은
작은 정치이고
구태정치입니다

오로지
자신이 이기기 위한 사술로 전락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미 민주당의 동지로서
한 몸 한 뜻입니다

나는 내 경험과 소신을 살려서
통합의 리더십과
시대교체에 대한
제 소신과 비전으로
우리 당의 후보가 되려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아무리 보아도 이 일은 제가 제일 적격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김부겸 문재인 박원순 이재명
모든 예비 후보들 역시
자랑스러운 저의 동지들입니다

당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해
열심히 경쟁합시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큰 정치-새정치를 합시다

그것이 촛불민심입니다

정확한 내용을 확인한 후에, 필자는 이 사람이 제정신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글을 보고 느낀 점은, 이 사람은 절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될 사람이라는 점이다.

안희정의 글은 명백하게 이재명을 '비난'하는 글이다.

이재명은 같은 당의 후보, 아니 내 기억으로는 이재명은 그 얍실한 '국민의 당'조차 비난하는 말을 듣지 못했다. 오히려 안철수 까지 칭찬하는 발언을 한 것을 필자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그 발언이 나온 배경은, 결국 대선에 가까워지면 어떤식으로든 야권은 힘을 합쳐야 한다는 점을 피력하던 중에 나온 것이었다.

그런데 안희정은 이재명의 '머슴팀' 한마디에 같은 당의 대선후보, 그것도 여야를 아울러도 2위권의 후보에게 대놓고 "합종 연횡"과 "구태정치"를 일삼는 자로 몰아세웠다.

문재인과 이재명은 "고구마와 사이다"로 잘 알려져 있다. 문재인은 "사이다로는 허기를 채울 수 없다"고 했고, 이재명은 "먼저 사이다로 목을 축여야 된다"로 맞섰다. 싸움도 아니고, 정당한 자기 어필이다.

문재인이든, 이재명이든, 대통령 후보로 나섰다면 당연히 자신이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해야 한다. 단순히 페이스메이커로 출전한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자신이 적임자이고, 자신이 가진 진단과 처방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자신보다 지지율이 앞선 상대를 이길 전략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이번에 이재명이 제안한 "머슴팀"이, 설령 안희정의 비방처럼 그것이 단순히 문재인을 이기기 위한 연합이라도 안될 이유가 있는가? 대의명분이 없다고? 이 무슨 개소리인가?

이재명보다 더 선명하게 자신의 진단과 처방을 제시한 후보는 없다. 그것이 이재명의 가파른 지지율 상승의 배경 아닌가? 이재명이 말하는 "머슴"이라는 의미도 너무나 선명하다. 이미 탄핵정국 속에서 수차례 사용한 단어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대의명분 없는 합종연횡이며 구태정치라면, 그간 해왔던 야권연대는 대체 뭐란 말인가? 문재인이야말로 지난 대선, 억지로 안철수와 합종연횡을 이루고 구태정치를 시전한 당사자가 되는 것 아닌가? 상대 후보를 이기기 위해 비전과 철학도 불분명한 안철수와 연합하지 않았나?

뿐만 아니라, 지금도 문재인을 포함하여 야권 지지층과 재야도 야권은 힘을 합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안희정의 말대로라면 당연히 합종연횡이고 구태정치이다. 그런데 이것은 새누리가 그간 해온 소리 아닌가? 안희정은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것인가?

오히려 지지율도 미미한 안희정이, 급격히 부상하는 자기 당 후보를 저격해서 자기 존재감을 나타내는 모양으로밖에는 볼 수 없는, 그야말로 구태정치를 자신이 보이고 말았다. 그것도 막말을 섞어서 말이다.

안희정이 이재명에게 뭐라고 했는지 표현들을 다시 살펴보자.

이재명 시장님 유감입니다

"밑지고 남고"를 따져서 이리 대보고 저리 재보는 상업적 거래와는 다른 것

대의도 명분도 없는 합종 연횡은 작은 정치이고 구태정치

자신이 이기기 위한 사술로 전락할 것

이따위로 써갈기고 마지막엔 "큰 정치-새정치를 합시다 그것이 촛불민심입니다" 라고 마무리 했는데, 대체 촛불민심에 이재명 만큼 부응한 사람이 누군지 묻고 싶다.

안희정은 존재감도 없었고, 문재인도 이랬다 저랬다 한 것이 사실이며 '뉴스룸' 인터뷰로 적잖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박근혜의 담화에 이리저리 쏠리는 야당을 제대로 추스리지도 못했다. 가장 앞서서 일관되게 야성적으로 정국을 주도한 것이 이재명이고, 그것이 촛불민심의 공감을 얻어 지지율로 증명되었다.

기껏 존재감도 없다가, 이재명 지지율이 폭등하자 자극적인 표현을 써가며 SNS에 떡하니 올려 엿을 먹이면서 촛불 민심을 운운하는가? 대의를 거스르는 것은 안희정 본인이 아닌가?

혹시라도 이재명이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올라서게 된다면, 안희정이 자리잡은 충청권의 지지율 획득에 독이 될 수 있고, 만일 상대가 반기문이라도 된다면 더욱 치명적일 수 있지 않은가?

민주당의 대선후보는 '문재인'아니면 '이재명' 둘 중의 한 사람이다. 이게 현실이다.

이재명은 정권의 온갖 공격에 맞서 싸우면서 자신의 그릇을 이만큼 키워냈다. 기초단체장을 역임하면서도 능력을 어필했고, 선명한 진단과 처방도 내놓았으며, 실천할 수 있다는 의지와 추진력도 어필했다.

분명히 안희정 보다 능력도, 대의명분도 확실한 사람이 이재명이다.
부디 앞으로는 문재인-이재명의 경쟁에 주제넘게 끼어들어 똥물 끼얹지 말길 바란다.
이게 촛불 민심이다.

마지막으로 그 대의명분에 대해서 한마디만 더 하자.

안희정이 말하길, "통합의 리더십과 시대교체에 대한 제 소신과 비전" 이라고 했는데, 대체 이게 뭔소린가?

통합은 대체 "무엇을", "어떻게" 통합하겠다는 것이며,
시대교체는 또 "무엇을", "어떻게" 교체하겠다는 것인가?

안희정 당신이 길가는 사람 붙잡고 물어봐라. 아니, 촛불시위 현장에 나가서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라. "안희정이 말하는 통합과 시대교체는 뭔가요?" 라고...

안다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재명이 제시한 비전이 뭔지도 물어봐라. 대부분 대답할 것이다. "친일과 독재로부터 이어온 잘못된 기득권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과감한 혁명적 개혁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권력을 정당하되 최대치로 엄중하게 사용할 것" 이라고.

솔직히 안희정이 "노무현의 사람들"이 아니었으면, 이 만큼의 존재감이라도 가질 수 있었을까?

야권 이간질에 정부와 여당, 언론들과 알바들이 동원되고, 국민의 당까지도 나설 것으로 생각했지만, 1순위가 같은 당 안희정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안희정이라는 인물을 처음으로 제대로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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