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의 비난에 대한 이재명의 대답

어제, 이재명의 '머슴팀' 인터뷰에 대해 강하게 비난한 안희정 지사의 글에 대해 이재명 시장이 해명글을 올렸습니다. 역시 평소의 그 답게, 빠르고 분명한 대처입니다.

이재명 시장의 글을 읽어본 후에 드는 생각은, 어제 포스팅에서 밝힌 대로 역시 안희정 보다는 한 수 위의 사람임은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먼저 이재명 시장의 글을 보시죠.


<'반문연대'라니요... 안희정 지사님, 이재명은 그렇게 정치하지 않습니다>

지사님,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좀 당황했습니다. 이미 짧게 글은 올렸지만 지사님께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어 공개답장을 씁니다.

저는 언제나 민주당의 팀플레이를 강조해왔고, '우리의 승리'가 '나의 승리'보다 더 중요하다고 귾임없이 이야기해왔습니다.
'우리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희생도 감내하겠다고 늘 다짐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표님, 박원순 시장님, 김부겸 의원님, 그리고 지사님...

모두가 저의 존경하는 정치선배들이시고, 당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변방의 장수로서 이 분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야기하고 경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합니다.

대한민국을 지배해온 친일독재 부패세력의 청산이 쉬운 일이겠습니까. 각자 더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온몸 다해 부딫쳐도 힘겨운 일입니다. 다른 분들에 비해 몸이 가벼운 저는 어느 곳에서나 최일선에 서려고 노력합니다. 국민들 믿고, 또 선배님들 믿고 과격하게 나서고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승리'를 위한 저의 역할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더 크고 넓게 만드는 길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분열'만을 바라는 온갖 세력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지사님과 저의 이야기를 물어뜯고 있습니다. 정치는 하면 할수록 참 팍팍한 일이구나 싶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개인적 이익을 위해 대의와 명분을 저버린 적이 없다고 자부합니다. 이재명 이름 석자로 정치하지, '반'이나 '비'자가 들어가는 패거리 정치는 해 온 적도 없고, 앞으로 할 일도 없습니다. 문 대표님을 배제하려는 제3지대 이야기가 나왔을 때, "누군가를 배제하는 방식의 제3지대는 국민의 신뢰도, 지지도 받을 수 없다"고 확신해서 답했던 저입니다.

지사님께서 '우리의 승리'를 위해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 말씀하신 것이라 생각하고 그 뜻을 기억하겠습니다. 다만, 저에 대한 판단은 오해임을 꼭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이재명은 그렇게 정치하지 않습니다.^^


이 글에 대해 필자가 지적하고자 하는 바는

우선 안희정에 대한 일체의 공격이 없다는 점입니다.
안희정의 "이재명시장님, 유감입니다"로 시작하는 글과는 딴판입니다. "유감"이라는 표현은 매우 정치인스러운 표현인데, 그마나 이건 양반이고 "구태정치", "작은정치", "합종연횡", "사술" 등의 자극적인 표현을 써가며 비난을 했었지요.

이재명 시장도 얼마든지 안희정의 대응 방식을 비난할 수 있고, 또 자신의 발언을 부연설명한 후에 '왜 그렇게 비뚤어진 방식으로 받아들이냐"고 일침할 수도 있었겠으나, 일체의 공격적 발언을 배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글의 의도가 명확합니다.
안희정의 글은 상당히 모호한 것이, 그가 그렇게 과격한 표현을 써가며 비난한 이유가 '대의명분 없는 연합'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아니면 '문재인을 이기기 위한 연합'이라서인지 해석의 여지가 분분합니다. 어느쪽이든 안희정의 글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만.

이재명의 글은 내용이 명료합니다. "문재인 반대하자는거 아닙니다. 평소에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말해왔잖습니까. 오해 푸세요" 가 전부입니다.

기레기가 아닌 안희정의 농간
이번 사건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자면, 기자들의 농간으로 인해 사태가 커졌다는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이렇게 키운 것은 "안희정"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지적하고 싶습니다.

안희정이 맹비난을 하기 전에는 별 문제도 없던 인터뷰에 불과했습니다. 이재명의 인터뷰를 특정한 관점, 다시말해 "이재명의 저 발언은 '반문연대', '합종연횡'으로 해석하라"고 프레임을 짜 준 것은, 언론이 아니라 '안희정'이었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안희정은 반문이라는 말을 한 적 없고, 기자들이 지어낸 말"이라고 하는데 웃기는 소립니다.


대의도 명분도 없는 합종 연횡은 작은 정치이고 구태정치입니다.

오로지 자신이 이기기 위한 사술로 전락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미 민주당의 동지로서 한 몸 한 뜻입니다.


"반문"이라는 단어만 사용하지 않았을 뿐이지 결국 그 뜻이고, 전혀 그 표현에 뒤지지 않는 강도로 비난하고 있습니다.

안희정 처럼, 이런식으로 말꼬리 잡아 비난하자면,

아무리 보아도 이 일은 제가 제일 적격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라는 안희정의 발언은 정확히

아무리 보아도 문재인이나 이재명은 저보다 부족한 인물입니다

라는 뜻 아닙니까?

그러면, 안희정에게 "왜 민주당의 동지인 상대후보를 깎아내리느냐"고 비난할 수 있습니다. 이게 안희정이 지껄인 방식입니다. 다른 아무도 이런식으로 공격하지 않습니다.

문재인이든, 이재명이든, 안희정이든, 당연히 자신이 더 낫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도 후보로 나선다면 단순히 사리사욕에 불과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안희정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은 스스로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하면서도 현실은 지지율이 바닥인데, 가장 적임자인 당신이 승리하도록 하기 위한 전략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이에 대한 안희정의 대답은 그냥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입니다.

야권은 이런 식으로 아무런 치열한 전략 없이 '좋은 사람' 행세만 하는 작자들 때문에 항상 지는 것입니다.

강연에서 노무현 얘기하면서 눈물이나 흘리고, 옆사람이 어떻게하면 이길까 고민하고 있으면 자기도 분발할 생각은 않고 동지끼리 왜그러냐고 총질하며 훈장질이나 해대고, 최선을 다한다면서 틀에박힌 행보나 하다가 역시나 패배하는 정치인.

이러니 "진보는 무능하다"는 프레임을 벗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제 이런 사람은 충분히 겪었습니다.
야권도 변해야 합니다.

어째서 야권은 온갖 치열한 전략/전술을 펼치며 경쟁하고, 그러면서도 승부 후에는 연합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것인지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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