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씨, 제정신입니까?

오늘날 팟캐스트를 포함한 시사 토크 프로그램이 현실 정치에 끼치는 영향력, 특히 여론을 주도하는 힘은 상당히 커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김어준 씨는 이 분야의 단연 선두주자라고 꼽을 만한 인물입니다.

정치적인 영역에 있어서 이런 프로그램들의 순기능도 상당히 많습니다. 대중들이 정치에 대해 냉소하거나 무관심해져서 민주주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수 있는 상황에서, 각종 정치문제에 주의를 끌어 관심을 갖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또, 일반인들이 쉽사리 이해하기 힘든 사안들에 대해 설명해주는 기능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 사회 전반이 일반적으로 동의할만한 현저한 공통의 적(불의, 적폐)에 대항할 때는 순기능이 극대화 될 수 있지만, 성향이나 가치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많아지면 이러한 컨텐츠들을 생산하는 영향력 있는 미디어 자체가 불합리한 선동의 도구로 전락하여 큰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습니다.

오늘도 충청지역에서 민주당 경선토론이 있었습니다.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문재인 후보가 토론에서 보인 모습은 너무나 실망스런 것이었습니다. 본인의 공약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이었고, 상대에 대한 질문들도 날카롭지 못했습니다. 상대방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은 회피한 채, 주변 이야기만 늘어놓는 모습도 뭔가 자신감 있고 준비된 후보라는 믿음을 주기에는 많이 부족했습니다. 심지어 정신이 나간 듯 멍때리다가 상대후보의 아주 간단한 질문도 알아듣지 못하는 모습은 흡사 박근혜를 연상시키는 치명적인 것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 내놓은 김어준 씨의 발언은 매우 무책임하고 실망스런 것이었습니다.

현재의 지지율 추이는, 특수한 상황에 처한 대한민국의 정치적 구도가 낳은 결과이기 때문에, 특정 후보의 정책이나 능력이 어필하기 어렵다는 진단을 내놓았습니다.

상대를 낮추고 자신의 경쟁력을 어필하여 지지를 끌어내려고 하는, 지극히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전략을 수행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다는 것이죠.

그것은 어느정도는 맞는 말이기도 하거니와, 또 삼척동자도 알 만한 수준의 이야기입니다. 또 심리학적으로 인간의 기제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이해에 속하는 내용이기도 하니, 더 이상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을 줄 압니다.

그래서 어쩌라구요?

그러면, 문재인 후보 어리버리한거 탄로나지 않게 잘 포장해주고, 서로 덕담이나 주고받으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해주면 지지율 올라갑니까? 기껏해야 부도율 99.99%의 '차차기'라는 쓰레기조각 어음이나 챙기는 것이 전부 아닙니까?

사실 '노무현의 친구'라는 것 말고는, 정치인으로서 아무런 업적이나 실적이 없는 문재인이 제1야당의 대권후보로 부상하여 두 번이나 대통령에 도전하는 상황이 된 데에는 김어준의 역할이 지대했습니다.

이명박 정권 들어선 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리수사가 강도를 더해가던 중에 비극적인 자살(?)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이에 대해 이명박에 대한 비난이 쏟아질 때 문재인이 장례식에서 정중하게 폴더인사 한 것을 가지고 대선후보로 띄우기 시작했고, 그렇게 황당힌 이유로 만들어진 이미지 하나로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본인이 상당량의 지분을 가진 후보를 끝까지 밀어올리겠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명색이 언론인으로서 할 짓은 아니지 않습니까?

실적으로, 정책으로, 논리와 합리성으로 상대보다 낫다고 해서 그것이 지지율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진단은 맞지만,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아무리 유능하든 어쨋든 그냥 옆에 찌그러져 들러리나 하라는 투의 개소리가 언론인으로서 할 소리냐는 것입니다.

오히려, 대중은 그렇게 어리석고 미련하게 반응한다 할지언정, 더욱 치밀하게 능력과 정책을 검증해서 유권자들로 하여금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서, 더 나은 국가를 건설하는 데 이바지하는 것이 마땅한 역할 아닙니까?

더구나 탄핵정국으로 흐르면서, 야권의 유력 후보는 누가 나와도 당선될 수 있다는 결과가 반복해서 나오는 상황에, 무능하더라도 지지율이 가장 높은 후보만 고집해야 할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또한 정권을 교체한들, 그가 이 난국을 타개할 자질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란 말입니까?

이런식이면, 당신들이 그렇게 비난하고 조롱하는 조중동 같은 언론들과 차이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항상 수구/보수/기득권세력과 그 지지층을 비판할 때에는 결여된 합리성의 틈을 파고들지 않습니까? 또한 불합리한 것이 마치 합리적인양 대중들이 받아들이도록 교묘한 수사로 현혹하는 것이 적폐언론들이구요. 똑같은 짓도 당신들이 하면 잣대가 달라져야 합니까?

남들 비판하고 조롱할 시간 조금만 쪼개서, 자신들도 좀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부당한 행태가 쌓여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날이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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