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토론회 이후 양념당하는 정의당

어제는 대선후보 5인의 스탠딩 토론회가 열렸다. 당연하게도 여러가지 이슈가 나왔는데, 그 중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간의 토론에 대해 조금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홍준표 후보는 유승민 후보가 자신에게 답변을 요구하며 공세를 펴면 "주적은 저쪽이다"라며 편가르기를 시도했던 것에 반해, 심상정 후보는 그런 진영논리 없이 여러 후보들에게 비판과 검증의 날을 세웠다. 가장 지지율이 높기에 가장 철저한 검증의 대상이 되어야 할 문재인 후보에게도 당연히 질문과 비판이 이어졌다. 그런데 이게 문제였다. 언제나처럼 문재인에 대해 딴지거는 사람에게는 가차없는 양념이 뿌려진 것이다.

심상정 후보가 인신공격을 가한 것도 아니고, 딱히 심하게 공세를 편 것도 아니었다. 문재인 후보의 애매한 정책과 공약, 그리고 정권을 잡았던 참여정부 시절의 친기득권적 국정운영에 대해 지적한 것으로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이었다. 오히려 종북좌파로 몰아세우는 보수후보의 공격을 받는 문재인에게 보수적이라는 공세를 펴서 중도적인 후보로 자리매김하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수행해준 조력자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달님'에게 딴지를 건 정의당에게는, 언제나 그렇듯이 혹독한 양념이 뿌려졌다. 정의당에는 문재인 지지자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쳤고, 정의당 이혁재 사무총장은 제발 그만하라는 호소문을 올렸다.

토론 당사자인 심상정 후보에게도 양념이 가해졌음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에게 검증질문 몇 개 했다는 이유로, 정의당은 소멸해야 할 집단이며 심상정은 교활하고 저열한 아줌씨가 됐다.

문재인 지지자들의 반응을 보면 흔히 보이는 내용 가운데 하나가 "그 동안 키워줬는데 은혜도 모른다. 앞으론 국물도 없다"는 식의 반응이다. 필자가 전에 노무현과 참여정부에 대한 포스팅에서 이미 지적한 바 있듯이, 이것은 친노세력의 유서깊은 헛소리다.

친노세력은 항상 진보세력을 자신들의 시녀로 여긴다. 주인님의 성공과 영화를 위해 희생하면 살려는 주겠지만, 분수를 넘어서 독자적인 정체성을 바탕으로 홀로서기를 시도하려 하면 가차없이 짓밟는다.

필자는 누차 밝혀왔듯이, 민주당 경선에서는 이재명이 되기를 바랬지만, 안희정만 아니라면 문재인까지는 투표할 의향이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친노-친문의 이러한 이기적이고 안하무인의 사고방식은 진절머리가 난다. 이들의 사고방식은 십수년간 전혀 변하지 않았다.

대체 이념과 정책노선이 다른 진보정당이 어째서 흐리멍텅한 중도보수당의 시녀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하며, 어째서 비판과 검증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인가?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이재명은 문재인에게 항상 정책과 소신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그럼에도 친노-친문들은 이재명이 네거티브를 한다며 개떼처럼 물어뜯었다.

지금 대선판을 보자. 정책과 그것을 실행하고자 하는 의지와 현실성 등은 온데간데 없고, 온통 태도나 해프닝 따위로 트집잡기만 난무하고 있다. 포스터가 어쨌고, 지하철 이벤트가 연출됐니 어쨌니, 교통사고 희생자 조문이 어쨌니...

문재인이든, 안철수든 인간적으로 개 똥이다. 그래도 우리는 최소한 이 둘 중에 하나가 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만일 이들이 훌륭한 인격자라고 우길 사람이 있다면 이들의 형편없음에 대한 객관적 자료들을 제시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들이 도저히 사용할수 없는 폐기물급 인간은 아니니까, 같은 똥끼리 지엽적인 해프닝으로 네거티브 그만하고, 이들의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 이들의 정책에 심각한 문제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유력한 후보인 문재인의 공약과 정책은 더 꼼꼼하게 검증하고 물어야 한다.

그래서 모호한 것은 명확하게 하고, 잘못된 것은 고치겠다는 대답을 받아내야 한다. 그래야 당선 이후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그리고 문재인 지지자들은 안철수 후보에게 그렇게 하면 된다. 지금 대부분의 커뮤니티를 장악하고 문재인 이외의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마구 짓밟는 압도적 다수의 친문세력이 뭐가 그렇게 자신이 없고 두려워서 정의당에게 짜고치는 고스톱을 강요하는 것인가?

참여정부도 형편없었지만, 아무리봐도 문재인과 그 지지자들은 더욱 열화된 참여정부 시즌2를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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