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분교수 장호현 사건의 진실

며칠간, 일명 '인분교수' 사건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커뮤니티라면 이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빠진 곳이 없을 정도였고, 그도 그럴듯이 사건 자체가 워낙 공분을 살 만 했기 때문이다.

사건 초기에 사람들이 짐작했듯이 이들의 신상털기가 진행되었고, 가장 먼저 주범인 장 교수의 신상이 까발려졌다. 뒤이어 김광민 과장이, 그리고 제법 버텼지만 역시 하루 이틀 지나서 정에스더 과장, 장태진 주임의 신상과 사진이 차례로 온라인에 공개되었다.

개인적으로, 이 사람들에 대한 신상털기를 비난할 생각은 없다. 이들이 한 행동을 보면 신상 좀 털려도 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야구방망이로 패고, 인분을 먹이고, 쓰레빠로 싸다구를 때리거나 머리에 비닐을 씌워 고문을 하는 등 이들의 가혹행위는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사람들이 이들이 범행에 분노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다. 필자 또한 이들의 행위에 분노했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보다 더 화가 났으리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주범인 장 교수가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얼굴이 적나라하게 공개된 김광민.

강남대학을 찾아보니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둔 학교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교직원 채용에 있어서 기독교인이면 유리할테고, 그러다보니 솔직히 이 사람이 진짜 신앙을 가진 기독교인이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그러나 그게 무슨 상관인가? 어쨌든 본인이 기독교라 했으니 기독교인인 것이고, 예수님 이름에 똥칠하는 것에는 아무 차이가 없으니 말이다.

그들은 언제나 귀신같이 찾아낸다.

'정에스더'라는 여자는 분명 그 부모님도 기독교인이 틀림없을 터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딸자식 이름을 '에스더'라고 지었을리가 없을테니 말이다. 귀한 딸에게 성경 위인의 이름을 붙여 줄 때에는 얼마나 사랑과 기대가 컸겠는가? 그러나 그 딸은 부모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이유로 세상에 이름을 떨치고 말았다.

장태진도 피해갈 수 없었다.

휴대폰으로 주고받은 메시지를 보면 범행에 관련된 인물은 장호현 교수, 김광민, 정에스더, 장태진 까지 적어도 4명이다. 아무도 폭행과 가혹행위를 말리는 인물은 없었다. 이 사건을 접한 네티즌들은 한결같이 분노에 치를 떠는데, 어째서 저 4명은 아무도 분노하지 않았을까? 분노하기는 커녕 그런 상황을 즐기는 듯 보였다.

아주 특별한 정신이상자들 4명이, 살다보니 우연히 강남대학교 회화디자인학과에 모이게 되고, 우연히 장호현 교수와 일하게 되고, 우연히 피해자를 보면 학대 욕구가 솟구치는 공통된 대인 취향을 갖고 있었던 것일까? 그럴리는 없잖은가?

조금 다른 상황을 떠올려 보자.

얼마전 군대에서 가혹한 집단 폭행에 시달리다가 사망한 윤일병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그 때도 아무도 윤일병을 보호하지 않았고, 간부 까지도 그 상황을 즐겼던 정황이 드러났다. 우연히 극도로 잔혹한 인간들이 그 부대의 그 내무실에 배치되었던 것일까?

중, 고등학교에서 흔히 일어나는 집단 따돌림, 소위 '왕따'는 어떤가? 그런 상황에서 어떤 학생들이 분노하여 "왜 이런 짓을 하느냐"고 꾸짖었다는 소릴 들어본 일이 있는가? 아니,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사건이 아니어도, 모두가 학창시절 놀림받던 학생에 대한 기억 한두개 쯤은 있을 것이다. 그들이 놀림받거나 괴롭힘을 당할 때, 자신이나 다른 학생 누군가가 나서서 그들의 잘못을 나무라는 것을 보았는가?

월급쟁이 회사원은 자영업자나 전문직 종사자의 탈세를 비난한다. 그러한 불공평, 불의를 생각하면 분노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어째서 자영업자나 전문직 치고 세금 정직하게 내는 사람이 없는가? 정직한 사람은 회사원이 취향에 맞고, 탐욕스런 인간은 자영업을 하게 되는것일까?

다시 인분교수 사건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생각해보자. 거듭 말하지만 그들의 분노는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다. 그런 악행을 보고 어떻게 화가 나지 않겠는가. 그런데 만약 당신이 그들 중 하나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그 사건을 언론으로 접한 당신은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런데 만약 당신이 정에스더, 김광민 이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여기에 대해서 너무 자신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성경은 인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증언한다.

기록된 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깨닫는 자도 없고, 하나님을 찾는 자도 없고, 다 치우쳐 함께 무익하게 되고, 선을 행하는 자는 없나니 하나도 없도다.

-로마서 3:10~12
정에스더, 김광민 같은 사람이 장호현 교수 아래에서 일을 하기 전에도 남에게 인분을 먹이고 고문을 한 적이 있었을까? 알 수 없지만 여러분도 아마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가? 만약 그들이 그런 짓을 저지르기 전에 다른 누군가가 그 같은 가혹행위를 저질렀다는 뉴스를 보았다면 그들도 역시 분노하지 않았을까?

장호현, 정에스더, 김광민, 장태진의 속에 들어있는 것이 여러분 속에도 들어있다. 필자도 피해갈 수 없다. 단지 우리의 그 악마성이 발현될 상황이 주어지지 않았을 뿐이다. 상황에 따라 무엇이 튀어나올지 우린 알 수 없다.

부인하고 싶은가?

우리는 부모의 사랑이야말로 인간이 내놓을 수 있는 사랑 가운데 최고의 것이라고들 이야기한다. 자식이 차에 치이려는 순간 몸을 던져 자신의 목숨을 대신 버리는 것이 부모의 사랑, 그 중에서도 '모성'이다. 그렇다고 부모가 자식을 자기 자신보다 사랑한다고 할 수 있을까?

일본 제국주의 시대에 악명을 떨친 731 부대를 모두 알 것이다. 사람을 재료로 생체실험을 자행한 잔혹한 자들로 잘 알려져 있다. 그들이 행한 실험 중에서 '모성애'에 대한 것이 있었는데 내용은 이렇다. 작은 방을 만들어서 아기와 어머니를 넣고, 뜨겁게 불을 때서 어떤 행동을 하게 되는지 관찰하는 것이었다. 이 실험에서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모든 어머니가 자신이 고통을 면하기 위해서 어린 자식을 밟고 올라섰다.

만일 자식이 고통 당하느니 차라리 내가 고통 당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 어머니의 사랑이라면 이런 결과는 나올 수 없다. 자녀가 차에 치이려는 순간에 뛰어드는 행동은 '나의 소유물 중 귀한 것'을 지키려는 반사적인 행동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위에 예처럼 본인의 고통과 자식의 고통을 저울질할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 실험 대상이 되었던 어미니 중 누가 마루타가 되기도 전에 이미 자신을 위해 자식을 더욱 극심한 고통에 빠뜨릴 사람이라고 자신을 자각하고 있었을까?

필자는 이번 사건의 4명의 가해자를 옹호하려고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에게 정당하고 확실한 처벌이 내려지기를 바란다. 필자의 상상일 뿐이지만, 아마 그들 중 대부분이 이번 일을 통해 큰 후회와 부끄러움을 느낄 것이다. 또한 자신으로 인해 덩달아 수치를 당하게 된 자신의 가족, 학교, 혹은 기타 공동체에 대해서도 죄송한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런 것을 '반성'이라고 한다. 그러나 동시에 어떻게하면 자신에게 내려지는 처벌과 피해를 최소화 할까 하는 통박도 열심히 굴릴 것이다. 그런 모습이 발견되면 아마도 대중의 분노에는 더욱 기름을 붓는 격이 되겠지만, 들키든 말든 인간이란 본래 그런 존재인 것이다.

오히려 내가 이 글을 쓰는 것은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다수를 위해서이다. 정말 당신이 저들보다 나은 사람일까? 만일 사람을 겉으로 드러난 행동 뿐만이 아니라, 사람의 속에 깊숙히 감추인 마지막 하나까지 낱낱이 꿰뚫는 존재가 있다면, 그에게는 사람의 안에 있는 더러움과 밖에 있는 더러움의 차이가 그렇게 중요할까? 그 모양과 악취와 모든 것이 그대로 전해지는 투명한 싸개에 싸여진 똥과, 싸여지지 않은 똥이 있다면 그 둘이 주는 혐오감에는 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가?

만약 그런 전능하신 하나님이 존재한다면, 당신에게는 반드시 그의 심판에서 건져줄 구원자가 필요할 것이다. 선행, 보시, 명상이나 수행도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다. 자식을 밀쳐내고 망설임 없이 대신 자신이 차에 치어 죽는 어머니의 사랑조차도 그의 눈에는 자기사랑이 발현되는 한 모양일 뿐이고, 상황이 변하면 자신이 고통을 면하고자 자식을 밟고 올라설 그 악한 마음이 벌거벗겨진 채로 드러나 있는 것이라면, 알량한 구제나 선행 따위가 당신을 위한 변호가 될 수 있을까? 우리가 자랑스럽게 간직한 선행을 그에게 내어놓을 때, 그가 그 껍질을 벗겨내고 그 속에 들어있던 자신도 깨닫지 못하던 실체를 드러낼 때에도 우리는 그것이 선한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

우리가 장호현이고, 정에스더, 김광민, 장태진이다. 우리가 그들에게 분노하고 형벌을 가하는 것이 정당할진대, 지극히 거룩한 이가 우리에게 쏟을 진노는 비할 수 없이 큰 것이 마땅할 것이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예수가 필요한 것입니다.


2 comments:

  1. 마치 인간이 원래 악한것이라 말하고계신데, 다수의 보통 사람들에게 저러한 상황이 오게된다면 어느누가 저런 악마같은 짓에 동조하려하겠습니까? 예수가 필요한것이 아니라. 인성이란게 필요한겁니다. 예수를 믿고 믿지않고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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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윗분과 공감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악에 동조하는 것이 default 세팅인 것은 아닙니다. 저는 예수를 믿고 따르는 사람이지만, 예수를 믿고 따르지 않고도 양심에 의해 악이 행해지는 것을 그냥 두고보지 않을 사람들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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